살아선 주택난에, 죽어선 묘지 난에..

김천주 회장(현 사단법인 대한주부클럽 회장)

 

우리는 살아서 주택난에 시달리고 죽어서는 묘지 난에 시달립니다. 30년째 이 나라 주부들의 바른 역할과 지혜를 모아 건강한 나라 세우기에 앞장서온 김천주 회장 (사단법인 대한주부클럽 회장). 그녀는 98년 9월 고건 시장을 위시해서 몇 사람이 장례문화 개선에 대한 의견을 관내에 모여 얘기한 후 수해로 인해 묘지가 소실되는 현장을 보고 이 문제는 우리 시대에 개선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래서 일까? 지난해 가장 고군분투했던 문제는 바로 우리 땅 살리기 , 곧 장례문화와 관련한 < 화장 문화>였다. 그후 본격적으로 주부클럽 전국지부장들을 통해 장례문화 개선에 대한 운동에 앞장설 것을 천명하고 , 장례에 있어 고발 센타에 들어온 신고 내용부터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장례 비용과 장비 구입이 문제였다. “ 가정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주부들에게 가장 부담을 주는 게 있다면 그건 바로 <경제문제>죠. 우린 평소 알뜰살뜰 잘 살다가 한번씩 심하게 흔들립니다. 그건 바로 일생일대 한번 있는 것들, 결혼식을 포함해서 장례식까지 ..이때는 당일 분위기나 체면을 중시하는 우리나라 사람들 특성상 현실이야 어떻든 빚을 내서라도 쓰는 날이라고 생각하고 일단 기분에 취해 쓰고 보는 날이죠. 가슴은 조마조마 하면서도 돈을 셈하는 건 무슨 금기시하는 날처럼..

 

하긴 결혼식은 자식을 위해서, 장례식은 부모를 위해서니까 내가 모든 걸 감당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이렇게 보낸 뒤 그 후유증의 뒷감당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습니다. 말 그대로 하루 잘먹고 두고두고 뼈 빠지는 꼴이죠. “ 김천주 회장은 장례식에 관해 본격적으로 언급했다. “ 장례식 비용도 마찬가지예요. 한번쯤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테니까.. 절대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거..우린 모두 잘 알쟎아요? 500만원 짜리 1000만원 짜리 장비부터, 몇백 만원 짜리 수입 수의, 비싼 중국산 수입 관에 이르기까지..이건 기본이고 그 외로 더 잘하려고 하면 그건 상상치도 못하구요 . 사람이 죽으면 관에 넣는데 이 관은 모두 100% 수입품이예요. 나무가 중국산인데도 불구하고 엄청난 가격이죠. 그렇다고 자식된 사람 체면에 죽은 사람 앞에 두고 가격을 실랑이 할 수도 없는 분위기 쟎아요? 일단 시체를 넣을 게 아무 것도 없는데 거기서 일을 당한 사람이 무슨 선택의 여지가 있 겠습니까? 어떤 것인들, 어떤 가격인들 거부할 수 있냐구요? 모두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인데..

 

그뿐인가요? 묘지를 쓸 땅을 사야 되고, 비석도 세우고, 그 비용은 상상외로 엄청납니다.“ 그녀는 다시 < 화장>에 대해 언급한다. “ 화장을 하고 납골당에 안치하면 우선은 장례비용이 안 들어요. 나 또한 죽어서 화장을 하고 소나무관에 가루를 넣어 빨리 흙으로 돌아가게 해 달라고 사후의 유언을 자손들에게 이미 했습니다. 보통 화장을 하면 비용이 얼마나 들 꺼라고 생각하세요? 화장은 무료고 종이관은 50,00원 수의는 80,000원 이다. 이 물품은 필요에 따라 구입하도록 유도하는데 품질은 매우 좋습니다. 물론 매장할 때 벌이는 돈에 대한 실랑이도 없구요. 장례비용이 거의 들지 않으니까요. 그뿐인가요? 화장을 하면 자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나라에도 애국하는 거죠. 땅이 황폐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으니까요. 사실 매장을 하게 되면 땅이 황폐화돼서 축축하고 벌레가 많이 끼게 되거든요. 사실 나도 나이가 들만큼 들었지만 죽어서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명당을 찾겠습니까? 오히려 하루하루 후회 없게 최선을 다해 살면 되는 거죠. 명당? 명당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만년이 지나도록 썩지 않는 자리? 택도 없는 소리죠. 그건 명당이라는 게 뭔지 몰라서 하는 얘기구요. 한마디로 빨리 물과 흙으로 돌아가도록 빨리 썩는 자리다. 어차피 썩어서 없어지느라 그토록 애쓰고 돈을 들이는 거라면 차라리 깨끗이 재가되어 흙으로 물로 돌아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실제 그녀는 묘지 문제의 심각성을 지방에 알리기 위해 작년에 무려 30번은 지방에 다녀 왔다. 한번은 고창에 갔는데 그 지역은 노인들이 많았다. 고창군수가 300명의 노인들이 모여서 그녀의 강의를 듣게 됐다. 그녀는 고창이 너무 좋은 도시라는 것과 그 유명한 고인돌 역사를 들어가며 고창이 좋은 화장문화를 만들면 세계의 관광 도시가 될 것이라 얘기했다. 동시에 고창의 역사와 풍습에 맞춘 실행 방안을 얘기한 것이다. 이 지역 특성에 맞춘 설득은 반응이 무척 좋았다. 대한주부 클럽에서는 현재 이런 취지에 맞춰 납골묘 모형을 제작, 서울은 물론 이제는 인식이 새로워져서 지금까지 지방 7군데 -전주, 청주, 대천, 서울, 담양, 부산, 아산-에서 분묘를 전시했다. 물론 많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공동묘지보다 선산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70%이상인 지방의 경우 일반이 소유하는 9평을 3평으로 줄이고, 선산은 25평을 9평으로 줄였다. 그리고 선산에 산소가 있다면 25 평의 왕릉묘의 형태인 납골묘를 만들어서 가족 납골묘를 만들 것을 유도해서 신청을 받는 작업을 했다. "납골묘를 하나만 만들면 자손 만대가 사용하게 되요. 이 묘를 하나 만드는데 50, 60만원 정도가 들죠. 이 묘 하나만 있으면 자손 만대가 조상과 함께 들어갈 수 있어요. 3평만 있으면 하나 만들 수 있는데 혼자 들어가면 12구가 들어가고 부부가 들어가면 24구가 들어가 갈 수 있는 거죠. 만약 산소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사람들은 한데 모을 수도 있어요.

 

어떻게 하냐구요? 원하는 시민들은 서울시에 접수를 하면 되요. 만약 납골묘가 싫으면 뿌리면 되구요. 그렇다고 제사나 추모를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예요. 제사나 추모는 각 집안 종교와 관습에 따라 하면 되는 거죠. 현재는 2,000명 가량이 하겠다고 서명을 했는데 작년부터 계속 접수를 받고 있어요. 이것은 당장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각자 마음으로의 약속이라 할 수 있죠. 우리 회원들은 물론 모두 이 운동에 동참하고 있어요. 책도 만들었구요. 기자 양반도 할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