常綠園, 자연속에서 고인을 추모하는 공원

구본무 회장(현 LG그룹 명예회장)

 

“1995년도에 제가 기회가 있어 화장장을 갈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만 해도 화장 시설이 많이 낙후돼 있더군요. 건물자체도 너무 허름해 마치 빈민 시설 같았어요. 거기다 화장 기계시설 자체도 혐오스러울 만큼 낡아 있었습니다. 글쎄요? 그냥 시설보다 시신을 다루는 장소라는데 대한 기대가 있어서 그랬는지 모르죠. 어쨌든 그때 장엄하기까지는 아니더라도 더 엄숙하고 나름대로 뭔가 죽은 분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해 볼 수 있는 그런 분위기와 여건이 갖춰진 곳이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습니다.

 

“ 그랬다. 화장을 하는데 쇠막대로 시신을 막 뒤집고 이따금씩 <펑!> <펑!> 하고 터지는 소리까지 들렸다. 그뿐이랴? 모두 엄숙히 고인을 추모해야 할 가족들이 “ 잘해달라.”며 직원들에게 돈을 찔러 주기도 하고, 유골을 빻는데 밖으로 튀어나가지 않게 “잘해 달라”고 돈을 주기도 했다. “ 그때 그런 모습을 현장에서 보면서 우리 나라 경제발전은 세계 몇 위라는 대열에 있는 데, 이렇게 낙후된 시설이 있다는 것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후 96년도 초에 LG에서 별도의 공익사업으로 화장장 납골당을 지어 국가에 기여해 보겠다는 기획안을 구성하게 됐구요. 제 스스로도 사후 화장해서 납골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그냥 구두 약속이 아니라 매스컴에 발표하고 이를 선언 한거죠.

 

“ 96년에 선언이 있고 난 후, 이를 전담할 전략사업 개발단이 발족이 됐다. 그후 이 팀에서 프로젝트를 정식으로 검토하기 시작했고 처음엔 화장장, 납골당만을 지을 계획이었다. 그런데 일이 진행되면서 우리 나라 정서상 납골당만 해서는 안되겠다는 결론이 내려졌고 결국 납골당 시설뿐 아니라 납골묘 시설까지 짓기로 계획안이 수정 됐다. 곧 화장장, 납골당, 납골묘가 있는 공원으로 조성하기로 한 것이다.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97년 재단 법인 'L.G 상록재단'이라는 이름으로 이일에 뜻을 같이 하는 사회 각계 지도자들을 모았다. 그후 구체적인 사업 방향을 잡고 사업규모에 대한 스터디를 거쳐, 구체적인 사업부지를 선정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그리고 처음 ㄱ지역에 사업부지가 선정됐다. 이어 구체적인 프로젝트가 세워졌고 이는 LG건설로 넘겨서 그 곳의 토목전문가들과 함께 사업계획을 꾸려 나갔다. 그 규모는 1차로 7,5000평이었다. 부지의 현황 측면이나 용역을 해서 ㄱ군에 허가신청서를 제출했고 이제 허가만 떨어지면 바로 건축에 들어 갈 예정이었다. 바로 그때 군 의회의 첫 본회의에서 안 된다는 통보가 왔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 취지는 좋다. 그런데 하필 왜? 우리 땅 이냐> 는 것이었다. 그뿐 아니라 그곳 주민들도 반대 추진 위원회 조성해서 심한 반대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거기다 때마침 I.M.F로 인한 경제 한파로 중단 위기에 놓이게 된다.

 

“ 결국 96년 7월부터 98년 8월까지 진행해온 사업이 중단됐죠. 하지만 반대에 부딪쳤다고 그대로 손놓고 있을 순 없었습니다. 작년 99년부터 사업을 다시 시작했고 구체적인 부지조사에 들어갔죠. 현재는 3개월간 부지에 대한 선정 작업을 한 끝에 부지 확보 중에 있습니다. “ 이와 함께 사회에 화장 납골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만들어진 '장묘문화개혁범국민협의회'에 1억5천만원 정도의 자금을 지원해서 사무실을 만들고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었다. 사회 이곳저곳에서 홍보하고 짓고 의식을 개혁하고 모든 것들이 동시에 진행 되야 하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올해 한겨레신문에 게재 될 '장묘문화 개혁'을 위한 연재를 기획, 이를 지원하기도 했다. 일찍이 수익 사업과 함께 사회에 환원할 만한 환경사업과 이와 관련한 미래 사업에도 적쟎은 관심을 갖고 실행하고 있는 구본무회장. 그는 이어 21세기를 맞아 장묘사업과 관련한 새로운 계획을 밝혔다.

 

“ LG에서 짓게 될 납골당은 미국처럼 평묘지 식의 형태로 지을 생각입니다. 이유는 단순히 미국을 보고 멋있는 공원이어서가 아니라 우리 묘지가 갖고 있는 봉분에 대한 인식이 별로 좋지 않기 때문이죠. 화장 납골시설인 공원시설의 명칭을 가칭 상록원 이라고 지었습니다. 우리는 순수히 15만평 전체를 납골 시설로 할 계획입니다. 이 정도면 매장 묘지의 6배를 능가하게 안치할 수 있는 규묘죠. 지금의 평수가 19만 5천평 규모니까 계획대로만 진행이 된다면 일반인들이 이용 가능한 시기는 5년후 정도입니다. “ 평묘지 식을 구상한 건 봉분 밑에 매장을 할 경우, 우리 나라 나무를 심을 수가 없어 외관상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반드시 화장을 하고 납골을 하고 평묘지 시설로 확정을 지었다. 한가지 특이한 것은 현재 LG에서 구상하는 형태는 바로 장묘 공원과 생태공원의 결합형태라는 것이다. 즉 우리의 자생 식물들을 디스플레이하고, 자연으로 날아오는 새들을 위한 자연을 조성하는 것이다. 외국의 경우는 이미 이런 것들이 잘 조성돼 있다.

 

“ 자생식물 또한 많이 조성해서 사람들에게 많은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자연 습지를 생각한 상태에서 보기 좋게 조성해서 백로나 외가리, 그밖에 많은 새들이 와서 사람과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하고자 한거죠.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과 부탁이 있다면 님비 현상으로 인한 부지 선정 문제입니다. 먼저처럼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쳐 모든 걸 확보해 놓고도 못하게 될까봐 하는 거죠. 그래서 주민들의 이해와 앞으로는 주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많은 자료와 견학을 통한 교육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람과 동식물이 함께 하는 쉼터, 휴식처가 잘 건설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잘 짓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