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행2( 묘지와 납골당)- 죽은 자가 떠날 수 없는 도시 東京都

"구름은 유유히 흘러가고 나뭇가지 끝은 우람하게 솟아있고 꿈은 아득하고‥‥都營靈園"다마영원의 입구 - 입구에서는 그냥 푸른나무들만 보이고 묘지라고 볼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곳은 깊숙이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광장, 먼 역사의 고향, 유신의 숨결이, 明治(메이지)의 문학세계가 당신 앞에 펼쳐집니다. 거대한 수목 넓은 잔디밭의 푸르름, 도영영원은 당신의 묘 지에 대한 이미지를 변화시킬 것입니다. 사계절마다 자연의 변화를 즐기러 가족과 함께 오십시 오." 아름다운 한편의 시와 같은 이 글귀는 일본 동경도가 자랑하는 都營묘지를 홍보하는 리플 렛에 수록된 내용의 일부이다. 비록 짧은 문장이지만 여기서 일본사람들이 세상을 떠난 가족들 이 영면하고 있는 묘지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한 단면을 살펴볼 수가 있다. 그리고 동경도 에서는 묘지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려고 영원(靈園, 에이렌), 즉 영혼의 정원이라고 부른 다. 이렇게 죽은 사람을 산사람이 생활 공간 속 에 함께 지내도록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일본 동 경의 장송문화(葬送文化)인 셈이다.

다마영원의 배치도 

그런데 일본의 埋葬 墓地 法律을 살펴보면 공 식용어로는 분명하게 墓地라고 명시되어있다. 그럼에도 묘지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곳은 거의 없다. 또 묘지라고 하지만 그 내용은 우리와 사 뭇 다르다. 시신을 묻는 장소가 아니고 화장한 유골을 모시는 곳 즉, 우리 개념에서 보면 납골 묘라고 보아야 하는 것을 묘라고 부르고 있는 것이다.

일본 동경에는 8개의 도영영원과 市· 町·村의 영원 14개소 그리고 사찰부속묘 지가 도심과 외곽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이들과 비교할 때 천백만 인구를 자랑하는 우리 서울에 시민들이 잠들 수 있는 묘지 나 납골당을 단 1곳도 가지고 있지 못한 현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때로는 난감 해지기까지 한다.

이 많은 묘지들을 모두 소개할 수는 없고 대표적인 곳 두 곳을 골라 소개해 보기로 한다.

동경의 도영묘지 중에 자타가 공인하는 대표적인 묘지가 바로 다마(多磨)영원이다.

 

창공에서 본 다마영원의 전경  

1919년 서구의 묘지공원 개념을 도입한 공 원구상안을 마련하여 1923년 사용이 개시된 이 묘지는 드넓은 39만평의 사철 꽃피고 푸 르름을 간직한 완전 공원화된 묘역을 자랑한 다. 또 이곳에는 별도로 저명인사 명부까지 비치하고 있을 정도로 근대 일본이 자랑하는 文士와 저명인사들이 잠들고 있어 언제나 추 모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곳에 잠든 사 람들 중에 우리들도 기억할 수 있는 사람으 로 미야모도무사시(宮本武藏)의 작가 요시가 와에이지(吉川英治), 진주만 기습작전으로 이 름을 떨친 일본해군의 야마모도이소로쿠 (山本五十六)원수 등이 잠들고 있다. 이 묘지를 좀더 자세하게 알아보기로 하자. 동경도 후주(府中)시 다마町에 위치한 다마 영원을 찾아가려면 세이부 다마선을 타고 다마영원 입구역에 내려 도보로 7∼8분 거리에 있고, 버스를 이용하면 영원입구에 바로 내릴 수가 있어 교 통은 아주 편리한 편이다. 영원입구에서 바라보면 소 나무, 잡목들과 도로변의 벗나무가 가히 환상적인 풍 경을 조성하고 있다. 우리들의 시각에서 보면 나무가 묘지에 그늘을 지운다고 모두 베어버리라고 난리를 칠 정도로 푸른 숲 그 자체다.

다마영원의 추모조형탑  푸른 나무 속에 자리잡고 있다. 다마영원에는 7만여기의 가족묘가 조성 되어 있어 모두 수장하면 100만위 이상을 모실 수가 있는데 2000년 현재 약 40만위 가 모셔져 있다. 전형적인 일본의 가족묘 지 형태인 평면식묘가 6만여기로 主를 이 루고 있으나 최근 신형식묘지로 개발된 잔디식묘(芝生墓)와 벽형묘(壁型墓)가 2천 여기 설치되어 있다. 또 중앙통로를 비롯하여 곳곳에 기념조형물이 예술적인 향기를 더하고 있 어 주변아이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교육의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다마영원의 벽형묘 - 다마영원을 비롯하여 곳곳에 설치한 신형식묘지 

 

 

 

그리고 이 묘지에는 현대 일본 건축을 상징하 는 미타마(みたま:귀인의 혼령이라는 뜻)堂이라고 불리는 납골당이 자리잡고 있다. 1993년 日貨 43억원(약450억원)을 들여 건립된 이 납골당은 동그란 건물형태를 하고 있어 얼른 보면 실내체 육관을 연상시킨다. 이 곳의 참배단은 입구에 자리하고 있어 헌화와 분향을 이곳에서 마치고 회랑을 따라 내부로 들어가도록 되었다. 복도를 통해 내부로 들어가면 원형의 중앙홀에 이르고 중앙홀에는 원뿔형 추모기념탑이 자리잡고 있으며 그 주위에는 항상 맑은 물이 흐르고 있다. 천장에 서는 자연광이 실내를 비추어 벽면에 장식된 하늘에서 본 미타마당의 모습 - 주택가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고, 돔형으로 지은 체육관 같이 보인다.파스 텔톤의 벽화장식과 어우러져 정숙하고 장중한 분위 기가 연출되도록 되어 있다.

중앙홀에서는 보이지 않으나 벽면에는 일본의 전통적인 가족납골단이 5 천여개 설치되어 있어 2만위의 영령들을 모실 수가 있다. 평시에는 유족들도 이 납골단에 접근을 허락 하지 않아 참배객은 중앙홀에서 자신들의 가족이 잠든 방향을 바라보고 참배하는 간접참배방 식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이 납골당을 건립한 후 분양을 하였을 때 신청자수가 의외로 적어 동경시민들로부터 그다지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미타마당의 중앙홀 우리를 안내한 관리소 직원의 말에 의하면 일본인들은 묘지에 설치된 전통적인 가족묘형태 를 제일선호하고 다음이 절에 있는 납골당이며 현대식 납골당의 선호도는 훨씬 떨어진다고 하 니 역시 세계 어디에서나 사람들은 다시 흙으로 돌아가기를 갈망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타마당의 참배단  

 

 

 

 

 

 

 

 

 

 

다시 도오쿄 시내 한복판에 있는 아오야마(靑山)영 원을 돌아보기로 한다. 도오쿄가 자랑하는 지하철(銀 座線)을 타고 外苑前驛에 내려 걸어서 10분 정도의 거 리에 있는 이 묘지는 1874년 설치된 유서깊은 곳으로 많은 명사들의 묘지가 있고 그중 일부는 문화재로 지 정되고 있을 정도이다. 이 곳 아오야마영원은 일본식 가족묘 형태만 아니면 파리 묘지들과 너무나 닮아있다.

미타마당의 단면도와 평면도  묘지 안내 팜프렛을 보면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 다. "새로움 속에 역사를 내포한 신비스러운 곳‥‥"

"都內의 일등지, 젊은이의 거리 六本木의 안쪽, 남 아 오야마에 있 습니다.아오야마영원의 벚꽃 면 적은 약 26 헥타르(약8만평), ‥‥" 바로 그랬다. 도오쿄의 젊음 이 북적되는 곳 도심한복판 고급주택과 아파트들이 묘지와 함께하고 있었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동 서를 관통하는 도로가 아오야마 육교와 마주 닫고 있어 많은 자동차 들과 사람들이 늘 다니고 있다는 점이며, 특히 이곳의 크고 작은 도로 양편에 봄이면 만개하는 벚꽃으로 유명하다.

 

 

 

 

빌딩들로 둘러싸인 아오야마영원  

이 곳을 방문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꼭 들러는 곳은 한말의 풍운아 김옥균 선생의 기념비이다. 시간이 없어 자세한 설 명을 들을 수는 없었지만 망명객의 한을 담은 그러한 비석이 쓰러져가는 조선을 상징하듯 그곳에 외롭게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아오야마영원에는 유일한 東京都營 청산장의소(장 례식장)가 있다. 1925년 설치된 장의소는 비교적 큰 시설이 기 때문에 주로 사회장이나 단체장 등 조문객이 500명이 넘 는 대규모 장례를 치르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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