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행1(동경편 - 화장장) - 죽은 자가 떠날 수 없는 도시 東京都(Ⅰ, 화장장편)

인구 2천만의 거대한 도시 동경은 우리 나라 서울처럼 하나의 도시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동경도는 도심에 위치한창공에서 본 동경도 도영 미즈에장의소(화장장)의 모습, 주택가 한가운데 자리잡고 푸른 나무들로 둘러 쌓여있다. 23區지역, 多摩(다마)지구, 섬지역인 시마쇼(島しょ)지구과 같은 다양한 특성을 가진 區와 市·町·村의 복합체이다.

 

우리나라를 예를 들어 설명하면 서울의 25개구에다 과천, 안양, 부천, 의정부, 성남시 등 인근의 자치단체들이 하나의 큰 행정구역으로 묶여 있다고 보면 쉽게 이해 할 수가 있을 것이다.

 

이렇게 동경의 도시구조부터 설명하는 이유는 동경도내는 무려 23개의 화장장에 설치되어 있는데(서울시는 단 한 곳의 화장장, 그마저 경기도 고양시에 있다), 각 市·町·村의 자치단체들이 제각각 자기 주민들이 이용하는 화장장을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기 고장에서 살다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주검까지 책임을 지는 그야말로 "요람에서 무덤까지" 복지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나 해야할까........

 

그리고 동경의 화장률이 거의 100%에 이르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동경은 죽은 자의 육신이 떠날 수 없는 도시 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일본 후생성 98년도 공식통계에 의하면 마루베니상사의 기숙사 옥상에서 바라 본 요요기 화장장의 모습, 아파트 발코니에서 내려다보면 화장장이 발아래 내려다 보인다.화장률 98.9%이며, 천황가족 특정종교를 믿는 사람들과 화장장이 없는 섬에서만 매장이 일부 남아 있다고 한다)

 

먼저 동경도의 화장장 23곳을 누가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는지 부터 살펴보기로 하자. 동경도에서 직접 설치한 곳은 미즈에(瑞江)장의소 한곳뿐이고, 민간에서 설치한 화장장이 8개소, 나머지는 市·町·村에서 설치한 것인데 그 중에서 3곳은 가까운 2∼3개 市·町·村이 조합을 결성하여 공동으로 설치한 것이다.

 

먼저 도오쿄 시내 중심가라고 할 수 있는 구지구의 화장수요를 거의 커버하고 있는 東京博善(도오쿄하크젠)주식회사에서 운영하는 6개의 민영화장장 중에 한두 곳을 소개해 보기로 한다.

 

요요기화장장(代 幡 또는 代 木齋場)은 도오쿄 한가운데 시부야구 주택가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는데 이 화장장의 유래는 중세 일본을 평정하여 막부시대를 연 도쿠가와이에야스 쇼균(德川家綱將軍)시절인 166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5개 사찰의 공동다비터(茶毘所)에서 출발하여 현재에 이른 유서 깊은 곳으로 1997년 초현대식으로 개축한 곳이다.

 

이 곳을 방문하면서 제일 먼저 놀랐던 것은 화장장에 바로 붙어 있는 6층 짜리 아파트였다. 아파트 발코니에 서면 화장장에 드나드는 영구차와 관을 바로 내려다 볼 수 있는 위치에 그렇게 바짝 붙어 있었다. 그래서 우리 일행은 인근의 높은 건물로 올라가 주변을 살펴보기로 했다. 주택가 한복판의 있는 화장장도 우리네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데 아파트 옆이라니...........

 

어렵게 올라간 마루베니상사의 기숙사 옥상에서 내려다 본 유서 깊은 화장장과 아파트 그리고 주변의 주택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옛날에는 도심이 아니었겠지만 도시가 끊임없이 확대되어 가는 중에 사람들이 기피하는 시설을 이렇게 도심 한가운데 원래의 자리를 지키게 한, 이들의 먼 앞날을 내다본 지혜랄까 정신이랄까 아무튼 공무원인 나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일본 동경을 방문하는 우리 나라의 공무원들(특히 도시계획을 담당하는)에게 꼭 한번 다녀오기를 권하고 싶은 그런 곳이었다.

 

또 다른 기리가야 화장장도 마찬가지였지만, 두 번째 놀란 것은 이들의 고객(?) 우선 영업방침이었다. 우리일행이 영업담당매니저를 만나 화장장 시설이 훌륭하여 이를 배우기 위해 한국에서 왔노라고 정중하게 안내를 요청하자 "영업중에는 곤란하다"라고 거절하면서 "시설을 그냥 둘러보는 것은 무방한데 손님들이 계신 주변은 가급적 다니지 말라는 것과 사진촬영은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미안하다"말을 남기고 쌀쌀맞게 떠나 버렸다.

 

물론 사전에 연락을 하지 않고 불쑥 찾아온 우리의 잘못도 크다고 하겠지만 그래도 외국에서 온 손님인데 ....... 우리네 관념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으나 바로 이런 점이었다. 이 회사에서 운영하는 화장장은 철저한 고객보호 방침에 따라 영업시간 중에는 견학을 허용하지 기리가야화장장의 특별빈실 화장로 - 중세 유럽왕궁의 분위기를 연출해 놓고 있다.않는다는 것이다.

 

뒤에 들은 이야기지만 이 회사의 시설을 견학하려면 대신급(장관급) 이상의 소개를 받아도 힘들다는 것. 바꾸어 말하면 그만큼 고객을 소중히 모신다는 점은 배울만하다고 생각되었다. (그렇다고 비싼 엔화를 낭비하고 이대로 빈손으로 돌아설 수가 없어 우리는 첩보작전을 펴기로 했다. 슬금슬금 시설을 둘러보면서 두사람은 망을 보고 한사람은 살짝살짝 사진을 찍기로 하고 사람들이 나타나면 시치미 뚝 떼고 그렇게 아슬아슬 10여컷의 사진을 건질 수가 있었다.)

 

또 하나 이들의 철저한 영리추구이다. 3층밖에 되지 않는 건물에 에스컬레이트를 설치하는 등 곳곳에 이용객을 배려한 편리한 시설을 가지고 있고, 사용료 또한 화장로가 설치된 爐실의 시설등급에 따라 최고급을 特別殯館이라고 하며 177,000円, 중간 수준을 特別室로 부르며 107,500円, 보통을 最上等이라고 하며 48,300円을 각각 받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 보아야 하는 것이 방들의 명칭이다. 이용하는 사람들의 속성을 고려하여 보통실을 최상등으로 부르는 것이다.

 

또 관에서 설치한 공설화장장에서는 대기실 사용료를 별도로 받지 않으나 민영에서는 면적에 따른 수용인원이나 좌석 수에 따라 대기실 사용료(공동 대합실을 이용할 때는 별도 요금이 없음)를 따로 받고 있다. 이렇게 민영화장장에서 운영하는 사용료 差等制度 또한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다. 일본이나 우리나라같은 동양권에서 비슷하게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남들의 이목을 의식하는 사람들, 예를 들어 재산·지위·사회적 명성 등에서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은 남들보다 나은 특별한 대우를 받기를 원한다. 이런 사람들일수록 관혼상제에서 과시욕구의 표출이 많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일본 민영화장장에서는 고급선호의식을 가진 중산층이상의 이런 욕구를 상업적으로 잘 활용하고 있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아직까지 화장을 망설이는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을 위해 민간부분에서 차별화된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화장장 사용료

등 급 별

화장로수

요 금 (엔, 円)

特別殯館

2

大人

177,000

小人

104,000

特 別 室

2

大人

107,500

小人

54,500

最 上 等

8

大人

48,300

小人

26,500

 

전용휴게실(待機室) 사용료

실 별

방 수

좌석수

요금(엔, 円)

鶴の間(特別殯館優先)

2

80

52,000

雪の間(特別室優先)

2

56

26,000

屋の間

8

48

21,500

椅子席

1

24

200

 

< 자료 : 日本 도쿄하크젠(주)의 광고물 - 참고로 일본 화장장의 화장원가는 3만엔 내외라고 한다 > 

 

주택가 한가운데 자리한 타치가와성원(화장장) - 우측이 화장장이고 좌측에 보이는 5미터 길 건너가 바로 주택이다.이쯤에서 공영화장장 쪽으로 다시 눈을 돌려보기로 한다. 많은 공영화장장이 도심의 주택가 곳곳에 자리잡고 있지만 "아! 저것이 화장장이다"라고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곳은 단 한곳도 없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이다. 그 만큼 동경도민의 생활 깊숙이 자리잡고있을 뿐만아니라 화장장 건물외관이 눈에 두드러질 만큼 특징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은 일본이 자랑하는 첨단기술로 굴뚝이 필요 없는 화장로를 개발하고 기술 혁신을 통해 완전무공해를 실현한 결과이기도 한데 매일 끊이지 않고 시신을 화장해도 냄새나 연기 때문에 주민생활에 조금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한다. 어느 곳을 가더라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선입감을 가지고 있는 검은 연기와 고약한 냄새를 내뿜는 높고 거대한 굴뚝은커녕 그냥 사무실이나 도시형 첨단산업공장과 같은 평범한 모양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처음 가는 사람들이 화장장을 찾아가기가 결코 쉽지 않다.

 

필자가 1999년 9월 동경도 타치가와화장장(立川聖苑)을 찾아갔을 때의 일화를 소개해 보기로 한다. 우타치가와화장장의 앞 모습 - 벤처산업 건물같은 그런 모양을 하고 있다리 일행을 안내하던 사람은 화장장과 관련한 일본인 영업사원이었고 두어번 그 화장장을 다녀간 적이 있다고 했다. 그런데도 1시간 넘게 목적지를 찾지 못하고 운전자와 지도를 놓고 쩔쩔 매다 어쩔 수 없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화장장이 어디냐"고 물었다. 장을 봐 오는 것 같이 보이는 40대 초반의 여자는 "모른다"는 대답뿐이었다. 또 다른 행인에게 물었다. 너무나도 뜻밖에 "사람 태우는 곳 말이요, 바로 저기" 그 곳은 불과 100미터도 되지 않는 거리에 있었다.

 

타치가와화장장의 첨단화장로 - 주택가 한가운데 있어 소음까지도 완전하게 차단하고 있다.화장장도 아니고 일본인들이 많이 부르는 사이죠(齋場)도 아니고 聖苑이라는 이름에다가 건물도 무슨 컴퓨터나 조립할 것 같은 그런 모양에, 조그만 주차장에 그나마 장의차 한 대도 주차해 놓고 있지 않으니 도무지 화장장을 찾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도착 즉시 소장에게 물었다. "장의차가 왜 안 보이는가, 어디에 주차를 하는가?" "아 여기서 조금 떨어진 곳에 주차장이 따로 있다." "주차장을 왜 떨어진 곳에 두었는가?" "동네사람들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려고 조금 떨어진 곳에 주차장을 두었다.모든 장의차는 관을 내리고 나면 바로 주차장으로 옮긴다" 이 만큼 주위사람들의 생활에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배려를 하고 있었고 이런 노력들이 이루어낸 결과 일본에서의 화장은 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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