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 장례문화 길라잡이 - 머리말

 

머리말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서 일생을 살다가 마지막 가는 절차가 상·장례 의식이다. 상·장례 의식은 다른 통과의례와는 달리 날을 받아 놓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일을 당하여 움직이게 되므로 사전준비 없이 사후처리하기에 급급하여 치러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전혀 예측되지 않는 것만은 아니다. 일부 예견되는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이 일에 대해 미리 예비하거나 계획을 세워서 차근차근 준비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는 것이다. 

 

특히 도시인의 경우, 상·장례를 치를 때 전통이나 관습을 제대로 알아서 지시해 줄 만한 집안 어른도 없이, 병원의 영안실이나 장의사에 일임해 놓고 상술에 의해 만들어진 규칙이나 절차에 따를 뿐 그것이 옳은지 그른지에 대한 기준이 없다. 

 

상·장례는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그 의미가 크고 그 의식을 통해서 조상에 대한 의례와 자손으로서의 마지막 도리를 다하게 되는 것이기에 다른 의례에 비해 기간이나 규모가 더 큰 것인데도 불구하고 상주들은 상·장례 의식의 절차와 의미에 관한 지식과 정보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대체로 장의사가 제공하는 정보와 상품에 의존하게 되고 따라서 본인의 의지와 부합되지 않는 절차를 따르게 되고 현실에 맞지 않는 여러 가지 상품과 서비스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우리의 현실인 것이다. 

 

또한 전통의 상·장례는 절차가 복잡하고 그 기반을 농경 사회의 구조에 두고 있다. 그러나 현대 사회는 옛날 농경시대와는 달리 생활양식이 다르고 사회구조가 여러 가지 면에서 변화하였기 때문에 이제는 현실에 맞는 형식과 절차를 택하여야 할 것이다. 이는 과거의 상·장례가 갖고 있는 고유한 의미는 살리되 형식과 절차를 현대에 맞게 간소화하자는 것이다. 

 

상·장례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정보를 가지고 자기분수에 맞고, 자기철학에 부합하는 상·장례의식이 치러질 수 있도록 하는 생활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개개인 각자가 자식된 도리로서 마지막 효도한다는 생각과 사회의 파급효과를 고려하여 면밀히 계획을 세워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관련 기관이나 정부에서도 바람직한 상·장례와 관련하여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생활개혁실천범국민협의회에서는 최근 몇 년 동안 건전한 상·장례 문화를 보급 발전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해 오고 있다. 사례연구, 사례공모, 캠페인 등을 통해 현재 행해지고 있는 상·장례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일반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개선 안으로서, 그러면서도 우리문화의 전통적 의미가 담겨있는 건전한 상·장례 의식을 발전시키고자 노력하여왔다. 

 

이번 상·장례 의식의 사회 문화적 의미, 절차, 행정체계, 비용 등에 관해 그 동안 연구위원들이 연구 조사한 내용을 재구성하여 교육자료로 엮어 보았다. 상·장례의 참뜻을 알고 자기분수에 맞는 절차와 방법을 선택하여 생활의 주체의식을 갖고 합리적이고 건전하게 의식을 치르는데 기초 자료로 삼을 수 있기를 기대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