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장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모임' 창립…500여명 참석

 

고려대 교수를 지낸 원로 임학자 고(故) 김장수 박사 묘지는 일반 묘지와 사뭇 다 르다. 봉분은 물론 고인의 행적을 기린 인공 묘비도 없다. 대신 참나무에 '김장수 할아버지 나무'라는 표찰이 붙어 있다. 바로 수목장(樹木葬)이다. 이는 고인을 화 장한 골분을 아름드리 나무에 뿌린 뒤 자양을 흡수한 나무를 추모하는 새로운 장묘 방식이다.

 

이러한 수목장을 확산시키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수목장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모임'은 1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컨벤션센터에서 창립총회를 열었다.

 

지난 12월 한국산지보전협회와 산림포럼이 공동으로 이 모임의 발기인 대회를 연 뒤 활동을 본격화하기 위해 공식조직을 만든 것이다.

 

이날 총회에는 황인성 전 국무총리, 김성훈 상지대 총장(전 농림부 장관),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이수화 산림청 차장, 조남주 전 국 회의원 등 각계 인사 50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한 인사 중 200여 명은 '죽은 뒤 나무 밑에 묻히겠다'는 수목장 서약에 서명했다. 특히 김성훈 총장은 이날 14명의 공동대표 중 상임대표로 추대됐다.

황인성 전 국무총리는 인사말에서 "수목장은 자연에서 태어난 인간이 자연으로 돌 아가게 하는 가장 자연친화적 묘지"라고 말했다.

 

'수목장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모임'은 앞으로 수목장 100만명 서명운동과 홍보활동 을 통해 수목장의 장점을 널리 알리는 활동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국내에서 가장 잘 알려진 수목장 장소는 경북 영천의 은해사. 은해사는 일반인을 상대로 경내 소나무숲의 소나무를 분양하고 있다. 충남 서대산 일불사도 측백나무 숲에 산골(散骨)을 허용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조성된 강원 원주시 문막읍 궁촌리 '온누리가족 나무동산'에는 단풍나무 1000여 그루가 분양을 기다리고 있다.

 

김성훈 '수목장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모임' 상임공동대표는 "수목장은 소비적이고 자연파괴적인 장례문화를 바꿀 수 있는 최적의 장례방식"이라고 말했다.

 

[박준모 기자]

 

매일경제 2006.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