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죽음을 위한 안내서…」의 저자

 

최화숙이 말하는 「죽음을 맞는 법도」
죽음이 나에게 갑자기 찾아올 수도 있다는 현실을 먼저 인정해야

 

崔華淑 이화여대 병원 호스피스 책임자
1955년생. 이화여대 간호과학대학 학사, 同대학원 석사. 중앙대 대학원 간호학 박사, 무의촌 진료 간호사, 세브란스 호스피스 간호사, 한국호스피스협회 부회장 역임. 現 경인여대 정신간호학 겸임교수.


『내가 어떻게 살아야 좋겠는가』

 

15년 간의 호스피스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1월에 「호스피스 간호사 崔華淑이 쓴 아름다운 죽음을 위한 안내서- 人生의 마감시간에 우리는 무엇이 되어서 만날 것인가?」라는 책을 출간하였다. 호스피스란 말기환자와 가족을 전인적으로 돕는 일이므로 자연히 수백명의 患友(환우)들을 곁에서 지켜볼 수 있었고 그들 죽음의 현장에도 함께 혹은 가까이 있을 수 있었다.

그들의 마지막 삶 자체가 하나의 커다란 無言(무언)의 메시지였으므로 호스피스에 처음 가입해서부터 臨終(임종)하기까지의 이야기들을 加減(가감) 없이(물론 이름은 모두 가명으로 하였다) 기술한 책이었는데 발간 다음주에 교보문고 건강·의학 분야 베스트셀러 부문에서 4위로 진입하더니 그 후 7주간 1위를 고수했다.

 

책이 나오고 나서 지금까지 책과 관련된 전화를 많이 받았다. 처음에는 여러 라디오 방송국을 비롯한 매체로부터의 전화였는데 대부분 인터뷰 혹은 출연 요청에 관한 내용이었다. 방송에 나가고 난 뒤로는 독자들의 전화가 오기 시작하였고 저녁 9시 뉴스에 나간 다음날은 호스피스 관련자들뿐 아니라 동네 슈퍼, 심지어 미장원에서도 인사받기에 바빴다.

이런 일들 외에도 시간이 지나면서 독자들로부터의 전화를 많이 받게 되었는데 책을 읽은 감동을 전해 주며 격려해 주시는 분, 말기 질환으로 가족을 먼저 보낸 자신의 경험을 들려 주며 「진작 호스피스에 대해 알았으면 좀더 편하게 돌아가시게 할 수 있었을 텐데…」하고 안타까워하시는 분, 책을 읽은 후 충격을 받아서 삶을 보는 시각이 달라진 분들이나 그 분들의 가족으로부터 오는 전화였다.

 

어떤 분은 책을 읽고 많이 울었다고 하면서 『내가 어떻게 살아야 좋겠는가?』하며 진지하게 문의해 왔다. 40세 혹은 50세가 넘은 나이의 점잖은 분들이 위기감을 느끼는 다급한 목소리로 문의 전화를 해오는 것을 보면서 의외로 죽음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많고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고자 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알게 되었다.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고 연습하는 시간을 갖자

 

「아름다운 죽음을 위한 안내서」 제3부에는 건강한 사람들을 위해 「아름다운 죽음을 준비하려면」이라는 소제목으로 다음의 일곱 가지를 제시하였었다. 건강한 이들도 늘 머리맡에 두고 생각할 만한 아름다운 죽음을 위한 7계명이다.

첫째, 진실되고 정직하게 살자.

 

둘째, 따뜻한 마음으로 사랑을 나누며 살자.

 

셋째, 가진 것을 이웃과 나누며 살자.

 

넷째, 죽음과 관련된 책을 읽고 공부하자.

 

다섯째,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고 연습하는 시간을 갖자.

 

여섯째, 유언장을 작성해 보자.

 

일곱째, 죽음 및 내세와 관련된 종교적 교훈에 유념하자.

 

그런데 이런 것들은 어떻게 보면 「죽음」이 「나」에게도 다가올 현실임을 인식하는 발상의 전환이 있어야 가능한 삶의 태도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환자들에게 종종 『지금, 오늘, 저와 ○○님이 함께 살아 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또 하나의 날이 내게 주어졌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최선을 다해 살고, 저녁이 되면 하루를 되돌아보며 정리하고 영혼을 지켜달라고 기도하고 잠자리에 드십시오』하는 이야기를 한다.

이 이야기가 호스피스에 가입한 말기 환자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일까? 어찌 보면 우리 모두는 죽음을 향해 가고 있는 존재이기에, 그리고 언제 죽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기에 필자를 비롯하여 이 글을 읽는 독자 모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닐까? 죽음이 다가올 현실임을 인지하고 잘 살다가 잘 죽기로 마음을 정해야 비로소 자신의 죽음을 준비할 수 있게 된다.

  

건강을 잃은 분들에게 드리는 조언

 

이상의 일곱 가지 「戒命(계명)」은 건강한 분들을 위한 것이지만 이미 건강을 잃은 분들을 위해서는 좀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해드리고 싶다.

 

▲ 의사에게 자신의 病名(병명)과 病況(병황)에 대해 질문하고, 할 수 있는 치료법이 무엇인지, 기대되는 효과는 어느 정도인지 문의하라. 미루어 짐작하지 말고 전문가로부터 정확한 진단과 조언을 듣는 것이 유익하다.

 

▲ 가족회의를 열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의논하라. 

 

만일 癌(암)이라는 진단을 받았으면 종양내과 전문의에게 다시 한 번 진찰을 받는 것이 좋고, 말기 상태라는 진단을 받았으면 호스피스 기관에 가입하여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유익하다. 

말기 질환은 환자가 혼자서 감당하기 어려우며 가족, 친지 및 교우들과 호스피스 기관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장례절차에 대해서도 적절한 시기에 가족과 의논을 해두는 것이 좋다.

 

▲ 남은 시간을 누구와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보내고 싶은지 생각해 보라. 

 

시간이 많지 않기에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그것을 하도록 하라.

 

▲ 가족들과 사랑을 나누며 개방적인 의사소통을 하라. 

 

가장 가까운 사람은 가족이다. 질병으로 인하여 어렵고 힘들지만 그것이 가족에게 함부로 대해도 된다는 免罪符(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니다. 아직 살아 있을 때, 가족과 함께 있을 때 그들을 사랑하고 그들의 사랑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름답다. 자신이 떠나고 난 다음에 가족의 마음속에 자신이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기를 원하는지 생각해 보라. 또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가족에게 솔직하게 표현하고 필요한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 용서하라.

 

마음에 들지 않았던 자신의 모습을 용서하고, 자신에게 잘 해주지 못했던 가족이나 타인을 용서하라. 자신에게 너무 한다고 생각했던 神에 대해서도 용서하고 화해하라.

 

▲ 가진 것을 정리하고 나누어 주라.

 

필요하면 변호사와 함께 유언장을 작성하고, 미처 해결하지 못한 負債(부채)나 빌려준 돈, 통장 비밀번호와 같은 것도 남은 가족이 처리할 수 있도록 미리 알려 주거나 적어 놓는 것이 좋다. 참고로 財産(재산)은 하늘나라에 가지고 가지 못하므로 장례식 비용 정도만 남기고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식에게 과도한 재산을 물려 주는 것은 오히려 그 자식을 망치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기에 止揚(지양)하는 것이 좋다.

 

▲ 가족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라.

 

인간은 靈物(영물)이기에 대개는 자신의 떠날 날을 안다. 떠나기 전에, 아직 말로 의사 소통할 기력이 남아 있을 때에 그 동안 삶을 함께 해 온 가족들에게 감사나 고마움을 표현하고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것이 좋다. 함께 예배를 드리는 것도 좋고 함께 눈물을 흘리는 것도 좋다. 진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표현과 마지막 인사는 당신이 떠나고 난 다음에도 오래도록 사랑하는 가족의 마음속에 남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가족이 이 세상을 떠난 당신을 생각할 때, 비록 슬프지만 마지막 인사를 나누던 장면이 추억이 되어 눈물로 얼룩진 뺨 한 쪽을 미소로 바꿀 수 있도록 당신의 따뜻한 마음을 담아 인사를 나누라. 

 

安全地帶가 되어 줄 사람에게 슬픔을 表現하라

 

이제 이미 말기 질환으로 사랑하는 가족을 먼저 보낸 유가족들을 위해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해드리고 싶다.

 

▲ 슬픔을 사회적으로 표현하라.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에는 이유가 없다. 그냥 목이 메이고 눈물이 흐르며 가슴이 아픈데 이를 혼자 간직하고 있으면 병이 된다. 터널을 지날 때에 걸어가는 사람보다는 달려가는 사람에게, 달려가는 사람보다는 자동차를 타고 가는 사람에게 반대편 출구가 빨리 나타난다. 그러나 터널 입구나 중간에 서 있는 사람에게는 출구가 나타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속에 있는 슬픔을 말로, 눈물로, 몸짓으로 표현하면 할수록 治癒(치유)가 빨리 일어난다. 남은 가족끼리 혹은 호스피스 직원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나 한 달에 한 번 정도 모이는 호스피스 유가족 지지 모임에 참석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단 상대방이 「安全地帶(어떤 이야기를 해도 비난하거나 비판하지 않고 또 남에게 그 이야기를 옮기지도 않을 사람)」인지를 확인하고 표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슬픔에 대한 내적 치유는 두 가지 경로를 통해 일어나는데 한 가지는 안전지대가 되어 주는 사람을 향해 표현하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보이지 않는 절대자(가장 확실한 안전지대)에게 표현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다 할 수 있다면 그만큼 치유도 빨리 일어난다.

 

▲ 다른 가족도 역시 슬퍼하고 있음을 받아 들이라.

 

때로 死別가족 간에 불화가 생기기도 하는데 이는 각자 자신의 슬픔만 크다고 생각하고 다른 가족이 느끼는 슬픔의 강도를 간과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부작용이다. 특히 아이가 죽은 경우에 때로 시부모나 남편은 책임을 아내(며느리)에게 돌리고 심지어 이혼하는 수도 있는데 가장 마음이 아픈 사람은 아이의 엄마가 아닐까? 또한 남은 자녀들도 슬퍼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배우자 사별의 경우도 남은 배우자뿐만 아니라 자녀들 역시 어떤 모양으로든 슬퍼하고 있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 가까운 호스피스 기관의 유가족 추후관리 프로그램에 등록하여 도움을 받으라.

 

대부분의 호스피스에서는 유가족 추후관리 프로그램을 통하여 死別가족을 돕고 있다. 필요한 우편물을 발송해 주기도 하고 유가족이 안심하고 슬픔을 표현할 수 있도록 기꺼이 안전지대가 되어 준다. 또 유가족 지지 모임에 참석하면 다른 유가족들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서 同病相憐(동병상련)을 경험하기도 한다.

 

재혼은 슬픔이 치유된 이후

 

▲ 死別(사별)과 관련된 책을 읽으라.

 

사별 과정이나 유가족의 심리에 대한 책들을 읽고 자신의 처지나 상태와 비교해 보는 것도 자가 치유의 한 방법이다.

 

▲ 役割(역할) 변화에 적응하라.

 

만일 아버지가 돌아가신 경우에 가족에 대한 부양책임을 어머니가 맡게 되었다든지, 어머니가 돌아 가셔서 큰딸과 아버지가 가사를 분담하여 맡게 되었다든지 하는 식으로 가족 간의 역할에 변화가 오게 되는데, 이러한 변화를 받아들이고 이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

 

▲ 故人에 대한 일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전환하라.

 

死別 후 처음 얼마간은 자신이 故人에게 못 다한 일들로 인해 죄책감을 느끼고 괴로워하기도 하지만 그 당시로서는 최선이라고 생각하여 그렇게 하였던 것을 기억하고, 오히려 故人과의 사이에서 있었던 일들을 한 장의 사진처럼 아름다운 추억으로 가슴속에 보관할 필요가 있다.

 

▲ 주거지나 가족 구성원의 변화는 천천히 하라.

 

집을 옮기거나 재산을 처분하는 등의 일은 적어도 1년이 지난 뒤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死別 反應(사별반응)」은 사람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보편적으로 정상적인 死別 기간을 12개월 정도로 잡고 있다. 재산권을 행사하는 일과 같은 것은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死別로 인한 슬픔이 치유되고 현실감이 생겨 삶에 再적응할 수 있을 때쯤으로 미루어 두는 것이 낫다.

특히 재혼을 하게 되는 경우에는 남은 배우자뿐 아니라 자녀들의 슬픔도 어느 정도 치유된 후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직 아이가 슬퍼하고 있는데, 낯선 여자(남자)를 『엄마(아빠)』라고 불러야 한다면 이는 아이에게 억지로 돌아가신 어머니(아버지)에 대한 슬픔을 중단하라는 압력과 같아서 부작용이 심하게 나타날 수도 있다.

유가족이 슬픔을 딛고 삶에 再적응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주위에 사별 가족이 있다면 따뜻한 마음으로 그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을 때까지 지켜봐 주고 지지해 주는 사회적 풍토가 조성되었으면 한다.●


▶▷아름다운 죽음을 위한 7계명◁◀

 

하나, 진실되고 정직하게 살자

둘, 따뜻한 마음으로 사랑을 나누며 살자

셋, 가진 것을 이웃과 나누며 살자

넷, 죽음과 관련된 책을 읽고 공부하자

다섯,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고 연습하는 시간을 갖자

여섯, 유언장을 작성해 보자

일곱, 죽음 및 내세와 관련된 종교적 교훈에 유념하자]

 

 2002.05.08 조선일보

복지부, 화장중심 장묘문화 개선대책 추진


보건복지부는 장묘문화를 매장위주에서 화장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다양한 개선대책을 추진키로 했다고 2일 밝혔다.

이 대책에 따르면 매장을 억제하고 화장을 장려하기 위해 올해 각 지방자치단체에 화장장 및 납골시설 현대화 사업비로 139억원을 지원, 주민들의 화장.납골시설이용 편의를 도모키로 했다.

또 각 시군구별로 관련법상 묘지.납골시설 설치가능지역과 제한지역을 조사, 이를 토대로 `묘지설치안내지도'를 제작, 배포하거나 인터넷에 게재함으로써 불법분묘가 조성되는 것을 사전에 막는다는 계획이다.

복지부는 아울러 묘지의 추가확대를 방지하고 국토의 효율적 이용을 위해 대부분 무연고 분묘로 이루어져 있는 마을단위 공동묘지를 묘역정비나 납골시설 설치 등의 방법을 통해 재정비하는 공동묘지재정비사업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복지부는 올해 경남 남해군에 4억9천800만원을 지원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해 그 결과를 분석한 뒤 연차적으로 전국 시군구로 국고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최장 60년간 분묘사용후 화장.납골 의무화를 골자로 한 `시한부 매장제도'가 실효성을 거둘 수 있도록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일인 작년 1월 13일 이후 설치된 분묘에 대해 실태조사를 실시하는 묘적부 일제정리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2002.4.2 서한기 기자 (서울/연합뉴스)

고위층 불법호화묘 여전

3월28일 경기 양주군 장흥면 삼하리 마을 뒷산에서 정적을 깨는 요란한 굴착기 소리가 들렸다.

지난해 8월 ㅎ그룹 전 회장이 묻힌 이곳은 산 전체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는 지역인데도, 유족들은 묘지 설치신고조차 하지 않고 불법묘지를 조성했다. 당국이 시정명령을 내리자 이날 인부 20여명을 동원해 600여그루의 나무를 심느라 뒤늦게 부산을 떨고 있었다.

법이 정한 묘지 면적은 30㎡지만 이 묘지는 진입로를 포함해 무려 20배가 넘는 660㎡가 조성됐다. 묘지 면적만 가로 17m, 세로 30m에 봉분 높이가 1m60㎝에 이르고 커다란 대리석과 비석을 놓고 계단형으로 진입로까지 만드느라 주변 수목 1천㎡도 잘라냈다.

양주군청 관계자는 “묘지조성 당시부터 경고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면서 “최근 경찰에 고발하자 이제서야 나무를 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산 전체가 임야인 이 곳에는 형질변경 허가를 받지 않는 한 원천적으로 묘지가 들어설 수 없다.

장흥면 일대에는 임야를 마구 훼손하면서 이 묘지와 비슷하거나 되레 더 크게 조성한 묘역이 십수기에 이르지만, `장사 등에 관한 법률'(장사법) 개정 이전에 조성된 묘는 처벌이 불가능하다.

이날 이곳에선 한 종중에서 묘 6~7기에 잔디를 입히고 대리석을 놓느라 나무 수십그루를 잘라내는 현장도 목격됐다. 한 주민은 “묘를 쓴 집안은 대부분 기업체 사장, 군 장성 등 기득계층”이라며 “제삿날이나 명절 때면 유족들이 고급승용차를 몇 대씩 몰고와 조용한 마을을 발칵 뒤집어 놓곤 한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경기 안성시 금광면 금광리 야산에 있는 전 국무총리의 어머니 묘도 지난해 5월 매장신고나 묘지설치 신고 없이 불법으로 조성된 것이다. 575㎡ 규모로 묘를 조성하느라고 주변 나무를 모두 베어버리고 넓은 잔디광장을 새로 만들었다.

매장위주의 장묘문화 개선과 국토의 효율적 이용, 자연훼손 방지 등을 목적으로 한 장사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정·재계를 비롯해 학계와 언론계, 고위 공무원 등의 불법·호화묘지 조성행태는 그칠 줄 모르고 있다.

시민·사회·환경·여성·종교 등 36개 단체로 꾸려진 생활개혁실천협의회는 장사법이 시행된 지난해 초부터 중앙 일간지 두곳의 `부음'란에 실린 저명인사 30명을 골라 법 준수여부 등을 조사한 결과, 이들 대부분이 불법·호화묘지로 환경을 파괴한 것으로 밝혀졌다.

생개협은 장지 확인이나 접근이 어려운 인사들의 묘지를 뺀 17명의 묘지에 대해 현지 실사를 한 결과, 1명을 제외한 전원이 법률이 정한 묘지 면적을 지키지 않았으며 묘지 1기당 평균 면적이 363㎡(110)평에 달했다고 밝혔다.

특히 330㎡(100평)가 넘는 묘지가 조사대상의 절반인 8곳이었고, 이들 묘 조성자의 직업은 국내 굴지의 보일러제조업체인 ㄱ주식회사 대표 등 경제인이 4명으로 가장 많았고,한 예술고 설립자 등 학계 인사 2명, 전 국무총리, 지방 언론사 회장 등이었다.

또한 ㅅ식품 대표 ㅅ씨와 ㅇ타올 대표 ㄱ씨 등은 묘지를 설치할 수 없는 개발제한구역에 묘를 썼는데도 단속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또 현행법은 묘지 설치 및 매장신고를 요구함에도 조사대상자중 16명은 이런 신고없이 불법묘지를 조성했다고 생개협은 전했다.

생개협 관계자는 “비록 제한적인 조사지만 기득권층의 장묘의식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라면서 “수년간의 산고 끝에 제정된 장사법이 사문화되지 않기 위해서는 당국의 법집행 의지와 지속적 감시가 절실하게 요구된다”고 말했다.

2002.4.2 한겨레

김기성 김동훈 기자 / rpqkfk@hani.co.kr

처벌조항은?

 

지난해 1월 제정된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은 개인묘지를 설치할 경우 30일 이내에 관할 시·군·구에 신고하도록 요구한다. 불법묘지로 판명되면 상주는 고발되거나 행정처분을 받아 2년 이하의 징역과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거나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행정처분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500만원의 이행강제금을 내야 하며, 이행강제금은 불법을 시정할 때까지 6개월마다 반복해서 부과할 수 있다.

 

김기성 기자 / rpqkfk@hani.co.kr


“국민 절반이상 매장보다 화장 원해”

 

우리나라 국민 절반 이상은 매장보다 화장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한국토지행정학회(회장 김태복 중부대교수)에 따르면 2월20일부터 지난 24일까지 전국의 성인남녀 1천187명을 대상으로 `장묘문화 국민의식조사'를 실시한결과 자신의 장례방식으로 화장을 원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52.3%(621명)를 기록, 매장 선호자(32.9%, 391명)보다 훨씬 많았다.

그러나 부모님의 장례방식에 대해서는 화장(29%) 보다는 매장(57.7%)을 하겠다는 답변이 많게 나왔다.

화장 선호자들은 △국토면적 협소(43.8%) △묘지확보 어려움(16.2%) △묘지관리 어려움(13.1%) 등을, 매장 선호자들은 △전통적인 관습(66%) △화장시 두번 죽는 느낌(16.8%) △묘지 확보(4.8%) 등을 선택의 이유로 각각 꼽았다.

장묘시설에 대한 인식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48%가 `공공시설'이라고 답한 반면 40.2%는 `공공시설이지만 협오시설로 느껴진다(36.9%)' 또는 `혐오시설로만 인식된다(3.3%)'는 반응을 보였다.

가족납골묘 조성과 관련해서는 78.1%가 찬성(78.1%), 9.7%가 반대입장을 각각 표명했으며, `조상을 잘 모셔야 자손이 잘 된다'는 풍수지리설에 대해서는 47.7%가 긍정적인 답변을 한 반면 41.4%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조상묘소를 몇 대조까지 알고 있는냐는 항목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21%와 30.9%가 각각 1, 2대조까지밖에 모른다고 답변해 조상묘소 위치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밖에 죽음에 대한 인식과 관련해 응답자의 57.2%는 평소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있으며, 또 41%는 평소 죽음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각각 조사됐다.

 

2002.3.31(서울/연합뉴스)

 

성인 80% “화장 유언으로 남기겠다”

 

20대 이상 성인의 80%는 화장을 유언으로 남길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참바른 리서치'가 지난달 25∼28일 자사 패널 등록회원으로 20∼60대의 성인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화장을 유언으로 남길 의향'을 물어 8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대상자의 79.8%(399명)가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화장 이유'에 대해 `허례허식 줄임, 호화묘지 방지'(27.3%)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이어 `장례절차 간소화, 경비절감'(23.0%), `묘지구입 어려움, 묘지부족'(16.6%), `자연훼손 줄임'(12.8%) 등의 순이었다.

`화장 반대' 의향을 밝힌 101명은 `막연한 거부감, 화장 이미지 나쁨'(28.4%),`조상에 대한 예의 때문'(17.4%), `두번 죽는 것 같아서'(17.4%), `선산(또는 묘지)이 있기 때문'(14.7%) 등의 이유를 밝혔다.

의학교육과 연구, 장기기증 등을 위해 `시신기증을 유언으로 남길 의향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242명(48.4%)이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고, 이보다 조금 많은 258명(51.6%)이 `의향이 없다'고 답해 아직 시신기증을 꺼리는 비율이 다소 높았다.

`시신기증 찬성' 비율을 연령대별로 보면 40대 이상의 응답자내에서는 39.3%에 그친 반면 30대 47.9%, 20대 51.5% 등으로 나타나 젊은층일 수록 시신기증에 긍정적 의견을 갖고 있었다.

한편 `본인의 시신기증 유언에 대한 가족의 동의' 여부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절반에 못미치는 42%(208명)만이 `가족들이 동의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가족의 시신기증 유언에 대한 본인의 동의'와 관련해서는 절반이 훨씬 넘는 67.4%(337명)가 `동의하겠다'고 답했다.

 

2002.3.8(서울/연합뉴스)

 

독수리 밥이 되어 육탈하노니 떠난자, 바람이어라


 

  관련기사

 

<천장>, 박하선 사진·글, 커뮤니케이션즈 와우 펴냄, 2만7000원.

해발 4천m가 넘는 티베트족의 라롱 마을. 주민들은 새를 통해 영혼을 하늘로 보낸다. 영혼이 떠나 빈 고깃덩이에 불과한 시신은 독수리떼의 먹이가 된다. 티베트인들의 전통 장례의식 `천장'이다.

사진작가 박하선(49)씨는 지난 97년과 2000년 약 40일간 쓰촨성 동북쪽에 있는 라롱 마을에 머물며 티베트인들의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을 사진집 <천장>에 담아왔다. 이 가운데 일부는 97년 한 잡지에 실렸던 것이다.

천장은 오래 전 인도에서 시작된 뒤 승려들에 의해 티베트인들에게 뿌리내린 장례의식. 나무나 물을 찾아보기조차 힘든 건조한 자연환경에서 시작된 것일 게다. 중국의 강점과 함께 뿔뿔이 흩어졌음에도 티베트인들은 이 의식만은 버리지 않았다.

천장은 사원 앞에서 여러 스님들이 염불을 외는 `포와' 의식으로 시작된다. 그들은 먼저 시신의 머리쪽을 드러내 영혼이 빠져나가도록 한 뒤 땅과 하늘이 맞닿은 천장터로 향한다. 이미 영혼이 떠난 육신은 뭇 생명에게 자신의 살과 뼈를 내준다. 장의사 구실을 하는 천장사는 독수리가 먹기 좋도록 살을 발라 놓기도 한다.

티베트인들의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을 이해 못하는 이들은 천장을 `잔인한 풍습'이라고 격렬하게 비난했다. 때문에 티베트인들은 이런 장례의식을 이방인에게 내보이길 꺼린다.

사실 천장은 불교의 네가지 근원적 물질인 땅, 물, 불, 바람으로 시신을 회귀시키는 의식이자, 독수리를 타고 생명의 고향인 중음계로 돌아간다는 의미를 구현한 장례의식일 뿐이다. 이렇게 티베트인들에게 죽음이란 또 다른 시작으로서, 슬퍼할 일이 아니다. 그래서일까. 그들은 “못된 사람은 독수리도 먹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 사진집엔 글이 거의 없다. 흑백의 명암이 이승과 저승을 가르듯 침묵만 가득하다. 이런 침묵은 주검 곁에 모여든 독수리떼나 장례의식을 치르는 티베트인들의 무표정을 더욱 선명하게 각인한다. 도대체 무엇을 두려워하고 슬퍼하며, 집착할 것인가. 티베트인들에게 세상은 도무지 미련 둘 곳이 아니다.

박씨의 이 작품들은 지난해 세계적 사진 컨테스트인 월드프레스포토에서 데일리 라이프 스토리스 부문을 수상했다.

김영희 기자dora@hani.co.kr

2002.02.16 한겨레

성인 71.8%, 사후 화장 원해

 

우리나라 사람의 대다수가 향후 묘지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70% 이상이 사후 화장하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개혁실천범국민협의회(회장 손봉호)는 최근 전국의 20세 이상 성인남녀 1천500명을 상대로 `장묘문화에 대한 의식조사'를 여론조사기관인 월드리서치에 의뢰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7일 밝혔다.

이 조사에 따르면 향후 묘지문제에 대해 응답자의 54.9%가 `다소 심각한 편', 31.1%가 `매우 심각한 편'이라고 답해 전체적으로 86%가 묘지문제의 심각성을 걱정하고 있었다.

특히 71.8%가 `사후 화장을 원한다'고 답했고, 40.4%는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화장할 것'이라고 답해 화장에 대한 인식이 전반적으로 확산되고 있었다.

이 같은 수치는 99년 조사때에 비해 각각 10.4% 포인트, 16.4% 포인트 높아진 것이라고 협의회측은 밝혔다.

묘지문제 해결방안에 대해서는 `화장문화 확산'이 32.1%로 가장 많았고, `시한부 매장' 24.2%, 시민운동으로 국민의식 개선 13.4%, 사회지도층 호화분묘 자제 13%,개인묘 규제 10.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주거지 인근의 공원묘지 건립과 관련해서는 38.5%가 `찬성', 39.6%가 `판단유보', 21.9%가 `반대'로 조사돼 눈길을 모았다.

또 조상에 대한 연간 성묘횟수는 `1년에 한번'이 37.6%로 가장 많았고, `설.추석 등 1년에 두번'이 34.6%, `2~3년에 한번' 6.9%로 나타났으며, `전혀 안간다'도 10.3%나 됐다.

장례문화 개선과제에 대해 응답자의 54.5%가 과다한 장례비용을, 29.8%가 화환등 위화감 조성을 각각 꼽아 `호화판 장례'의 폐습을 지적했다.

 

2002.2.7(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