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광파 (소비자문제를연구하는시민의모임 이사)



    깔끔한 느낌의 입구

    묘지에서의 약속

        이번 연수중 LA의 Rose Hills Momorial Park & mortuary를 방문하기로 한 날 LA인근에 살고 있는 친척들의 성화에 못이겨 결국 친척들과 만나기로 했다.
        이렇게 약속을 하고 난 뒤 미국에 오랫동안 살고있는 친척들 조차도 의아해 하였고, 사실은 당사자인 나도 어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우리 사이에 있었던 의아함과 어색함은 이곳 입구에 들어서면서 완전히 해소되었다.


    묘지에 온 것 맞아?

        Rose Hills Memorial Park & mortuary의 입구에는 약 4,160평 규모에 세계 각국의 600여종 장미 7,000여그루가 어우러진 장미정원이 조성되어 있었는데, 과연 말 그대로 Rose Hills(장미언덕)이었다. 그런데 더욱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 장미정원은 유족 및 일반인들이 평소 쉽게 묘지에 다가갈 수 있도록 연중 각종 이벤트를 열고 있다는 점이었다. 1월에는 장미 보호 세미나, 3월이면 아마추어들을 위한 장미 사진 콘테스트, 4월이면 부활절 일출 예배, 5월 어머니날을 기해 열리는 ‘엄마와 함께하는 어린이 예술 축제’, 10월에는 미국 전역의 장미애호가들이 모여 벌이는 ‘Annual Rose Hill Rose Show’ 등등.

    가슴이 후련해지는 느낌의 공원전경

    모든 시설이 한곳에

        입구부터 묘지에 대한 어두운 이미지를 ‘확’ 바꾸게 만든 Rose Hills Memorial Park & mortuary는 1914년에 18에이커 규모로 개발이 된 이래 점차 확대되어 지금은 171만평 규모이고 향후 343만평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곳은 Forest Lawn Memorial Park와 마찬가지로 ‘모든 것이 한곳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완벽한 서비스 체계를 갖추고 있었다. 사무실, 회의실, 꽃집, 대기실등이 있는

    장미정원
    관리동, 장례식장(Rose Hill Mortuary), 매장을 원하는 이들을 위한 매장시설, 화장을 원하는 이들을 위한 화장장과 납골시설, 예배를 드릴 수 있는 채플등이 곳곳 마다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었다.


    결혼식이 열리는 SkyRose Chapel

        특히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 우리의 눈을 사로잡은 건물이 있었는데, 다름아닌 SkyRose Chapel이었다. 뾰족지른 슬라브형 지붕이 인상적인 이 채플은 서쪽으로는 San Gabriel 계곡이, 동쪽으로는 Sycamore 계곡이 내려다 보이는 가장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해 있을 뿐만 아니라, Fay Jones라는 미국의 유명한 건축가가 설계한 Rose Hills의 명물 가운데 하나이다. 이곳의 내부와 야외 정원을 둘러 보고 나니 ‘이곳에서 주말에는 결혼식도 열린다’는 말이 수긍이 갔다.


    결혼식과 장례식을 하는 곳 Skyrose Chapel


    야생노루들도 편안하게 느끼는 자연공원


    벌초를 한 한국인 묘지

    미국에서도 벌초하는 한인들

        Rose Hills는 전체적으로 전날 방문했던 Glandale의 Forest Lawn Memorial Park에 비해 훨씬 소박한 인상을 주었다. 그래서 그런지 유독 아시아인들, 특히 한인, 일본인, 중국인들의 묘비명이 눈에 많이 띄었다. 특히 한인들의 경우 교회를 단위로 군데군데 집단적으로 조성되어 있었고, 묘비명에는 한글과 영문이 병기되어 있었다. 평분으로 되어있고 잔디관리가 잘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장된 자리를 따라 직사각형 모양으로 잔디를 다시 곱게 깍아 놓은 묘지를 접하면서 ‘짠’한 기분이 들었다. 우리의 관습중의 하나인 ‘벌초‘를 한 것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 묘지 앞에서 간이 의자를 놓고 오랫동안 책을 읽고 있는 한 여성을 보면서 추모문화의 차이를 엿볼 수 있었다. 이제 우리의 실정에 맞는 진정한 추모의 형식이 무엇인지 고민할 때가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도 이제 장례보험제도의 도입을 고려해야 할 때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장례를 미리 준비하도록 설계되어 있는 장례보험제도(Froethought Funeral Insuarence) 였다.
        이 제도는 장례식 때 필요한 관 등 비품과 염습 등 서비스비용을 미리 준비하는 것으로서 10년, 5년, 3년 단위로 나이에 맞게 보험을 들어 지불 방식도 매월, 3개월, 1년 등으로 자기의 형편에 따라 선택하게 되어 있었다.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부조에 의지해 장례를 치루고 있는 우리 실정에서 보면 아직 먼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체면과 과시문화로 왜곡된 장례의 거품을 빼는데 일조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