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홍빈 (생활개혁실천범국민협의회 간사)


    화장장, 주민 곁으로

        화장장 부지를 선정하지 못해 몇 년째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는 서울시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우리로서는 도쿄도 다치가와(立川)시의 주택가 한 복판에 있다는 화장장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가 머물렀던 신주꾸(新宿)에서 버스로 약 30분쯤 걸려 도착한 이곳은 전날 방문했던 가미스 성원의 화려함에 비해 겉모습은 아주 소박한 인상을 주었다. 직사각형 모양으로 된 지상2층의 건물외부에는 특수유리로 제작해 외부에서는 내부가 안보이지만 내부에서는 외부가 보이게 되어 있었는데, 이는 주민들에게 위화감을 주지 않기 위한 배려라고 할 수 있다.

    다치가와성원의 전경


    로전홀 앞 통로


    고별실


    수골실


    로전홀


    유족대기실(화실)


    유족대기실(양실)


    시설마다 묻어나는 배려정신

        1945년부터 화장터로 다치가와시에서 단독으로 운영해 오고 있었던 이곳 다치가와 성원은 인근 國立, 昭島市 주민들의 이용빈도가 높아지면서 1985년부터 세 도시가 공동으로 조합을 형성하여 운영하고 있다. 현재의 시설은 1997년에 착공하여 1년만인 1998년에 완공한 것으로서, 부지면적은 2,511.16㎡, 건축면적은 1,251.20㎡정도이다. 최근 이곳의 사용실적은 월 평균 160건 정도였다. 시설은 1층과 2층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1층에는 마지막 고인을 보내는 예식을 할 수 있는 고별홀과 고별실이 2실, 화장이 끝난후 유골을 수습하는 수골홀과 수골(收骨)실이 2실, 그리고 로전(爐前)홀등이 있었다. 2층에는 유족 및 친척들이 화장이 마칠 때까지 기다리며 간단한 오차등 음식을 대접할 수 있는 대합(待合)실이 양실(洋室-의자형) 2실과 화실(和室-다다미형) 2실 각각 있었다. 이러한 시설들을 둘러보면서 유족들을 위한 세심한 작은 배려의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고별실, 수골실등 예식을 행하는 공간에서 발견할 수 있는 조문객들이 가져온 가방등을 놓아두는 직사각형의 붙박이 홈, 1층 입구에 설치되어 있는 우산꽂이대, 2층 대합실 로비에 걸려있는 미술작품, 대합실 사이에 잘 가꾸어 놓은 정원, 대합실마다 조문객들에게 차를 대접할 수 있도록 준비할 수 있는 탕비실 등…


    화장장 정문앞의 주민가옥들

    환경친화적 주민의식이 있었기에

        그렇다면, 이러한 시설이 어떻게 주택가 한 복판에 재건축될 수 있었을까? 이곳의 재건축 계획은 성급하게 추진하지 않았고, 5년정도 20여회의 공청회를 개최하며 꾸준히 주민을 설득하였던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시의회는 가장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했다는 설명을 들으면서, 선거를 의식해 화장장 설치 반대의 주역으로 나서는 우리나라 시의회의 모습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었다. 주민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핵심은 바로 환경문제였다. 이와 관련하여 세심하게 주민들과 협약서를 체결하였다는 것이다. 무연, 무취, 무분진등이 가능하고, 다이옥신 처리가 가능하냐가 관건이었는데, 이를 위해 편심류식재연소, 와류화도공, 촉매처리장치 및 자동연소회로, 백 필터등이 설치된 최첨단의 화장로를 설치함으로써 화장로로 인한 환경문제는 완전히 해소했다. 또한 소음문제와 관련해서도 주민들과 45db을 넘지않는다고 협약하였는데, 주민들은 소음기를 직접 설치해 놓고 이를 점검하고 있었다.
        심지어 주차장에서 차안의 에어콘이나 히터를 틀기 위해 시동을 걸어 놓지 않는 것도 협약서의 내용에 들어 있다는 설명을 들으면서 이곳 주민들의 환경에 대한 의식의 수준을 미리 짐작할 수 있었다.
        결국 이러한 주민들의 합리적인 환경의식과 시당국의 끈질긴 협의 노력이 결합하여 다치가와 성원이 “환경중시의 하이테크 제장”으로 불릴 수 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유지의 핵심은 합리적 운영에서

        마지막으로 돗보인 것은 이곳의 유지(maintenan- ce)를 위한 합리적인 운영방식이었다. 우선, 3개시 공동부담의 조합방식 운영이었는데 20%는 3개시 공동부담으로, 나머지 80%는 각시의 인구비례로 나누어 분담한다는 것이다. 또한 민간위탁 방식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에서 파견한 공무원인 제장장을 제외하고는 화장로 관리 및 화장 실무는 화장로 설치회사에서 전적으로 맡고, 청소 및 서비스 요원은 3개 시의 노인인재센터에서 추천받아 노인인력을 활용하고 있었다. 이곳 다치가와 성원을 둘러 보면서 화장장 건축은 조급하게 추진할 일이 아니라, 계획입안부터 착공까지 장기간을 걸쳐 인내력을 갖고 추진해야 하는 일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절감할 수 있었다.


    중앙제어실

    화장로 기계실



    집진기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