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종희 (LG상록재단 부사장)


"장묘문화의 개혁은

법과 제도에 의지해서 만은

이루어질 수 없을 것입니다.

시민들이 스스로

느끼고 깨달아서 실천할 때

비로소 이루어질 것입니다.

사회 곳곳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능력있는 시민단체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이 운동에 참여하길 기대합니다."

        우리는 현재 21C의 무한 국제경쟁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장묘문화는 아직도 소모적인 매장전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토지의 부족으로 산 사람들이 사는 집은 성냥갑 모양의 초고층 빌딩으로 변하고 있지만 묘지가 차지하는 면적은 더욱더 늘어만 가고 있습니다. 토지가 묘지에 잠식되어 주거, 농업, 공업, 환경 등을 위한 생명의 땅들이 바닥난다면 우리는 국제사회의 낙오자로 전락하게 될 것입니다.
        묘지의 면적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은 화장, 납골이라는 사실을 이미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물론 오랜 전통의 매장인습을 하루 아침에 바꿀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일본의 경우 이미 40여년 전부터 정부와 시민단체 그리고 기업재단이 함께 노력한 결과 오늘날 98.7%의 화장율이란 놀라운 결실을 얻게 되었습니다.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우리의 정부, 시민단체, 기업재단이 힘을 합쳐 노력한다면 멀지 않은 장래에 일본이 부럽지 않은 장묘문화를 향유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LG상록재단에서 추진한 “시민단체 해외 선진장묘시설 연수”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해외시설을 돌아보지 못한 시민단체들에게 좋은 기회가 되었을 것입니다. 일본이 화장문화 정착을 위해 기울인 노력과 고급 호텔 수준의 화장시설을 살펴보고 또한 넓은 땅덩이를 가진 미국이 얼마나 토지를 알뜰하게 쪼개어 묘지를 쓰고 있는지를 돌아보고서 많은 것을 느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장묘문화의 개혁은 법과 제도에 의지해서 만은 이루질 수 없을 것입니다. 시민들이 스스로 느끼고 깨달아서 실천할 때 비로소 이루어질 것입니다.
        따라서 시민단체의 역할이 가장 중요합니다. 최근 『한국장묘 문화개혁범국민협의회』와 『생활개혁실천범국민협의회』의 탄생으로 장묘 문화개혁운동이 활기를 띄기 시작하고 있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입니다.
        그러나 두 단체의 노력만으로는 우리가 목적하는 개혁을 감당하기 힘들 것입니다. 사회 곳곳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능력있는 시민단체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이 운동에 참여하길 기대합니다. 우리 LG상록 재단은 일본과 미국의 시설을 능가하는 공원같은 ‘LG상록원’을 100% 화장, 납골시설 형태로 조성하므로써 장묘문화의 개혁운동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 하고자 합니다.
        또한 언론사 기획취재나 시민단체 선진시설 연수 같은 사업들을 통하여 기업재단으로써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입니다. 최초의 시도였던 이번 연수에서 다소 불편함이 있었을텐데도 불구하고 9박10일의 긴 여정동안 인내하고 협조해주신 대한주부클럽연합회 김천주 회장님을 비롯한 11개 시민 단체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아무쪼록 장묘문화의 개혁을 위한 시민 운동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