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장 결론

 

가장 최근에 장사제도가 전반적으로 변경되었던 시기는 2001년이다. 현행 장사등에관한법률을 통해 여러 새로운 제도들이 시행되었다. 그 중에는 시한부매장제도, 장사시설에 대한 중장기 수급계획수립, 화장 및 납골시설 설치의 용이성 제고, 분묘면적 축소, 개인묘지의 신고제로의 전환, 납골묘를 포함한 납골시설 도입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들이 시행된 이래 비교적 짧은 기간이 지난 현재에 많은 문제점들이 노정되고 있다. 그 원인으로는 일부 제도들의 경우 사전 검토나 준비 작업이 부족하였으며, 다른 한편으로 사회현상 및 환경이 급속하게 변화되었기 때문이다. 장사제도는 모든 국민에게 직접적으로 적용되는 만큼, 불합리하거나 불충분한 점들은 조속히 그리고 과감히 개선되어야 할 당위성이 있다.

장사제도 개선의 중대함을 인식하여, 이 연구에서는 현행 장사제도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진단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향후 개선방안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방안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국의 사례를 참조하였으며, 이 연구와 병행하여 운영된 장사제도개선추진위원회 및 추진단의 의견을 대폭 반영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장사시설 공급확충과 장사행정 효율성 제고를 위한 인프라 구축의 양축을 기준으로 개별적인 장사영역으로서 매장과 묘지, 화장과 산골 및 납골, 장례식장으로 구분하여 분석하고, 최종적으로 개선방안들을 도출하였다. 우선 장사시설 공급확충과 관련한 제도개선 방안들은 주민복지시설이자 지역기반시설로서 화장장 및 납골시설의 설치와 관련된 것이다. 주민 반대로 인하여 장사시설 설치를 위한 부지 마련이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기 위하여, 상수원보호구역과 그린벨트보호구역 내에서의 일부 장사시설에 대한 설치제한 행위를 완화하는 방안이 모색되었다. 묘지와 달리, 화장장과 납골당은 위해 정도가 아주 낮다는 점에서 설치제한 행위의 완화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오히려 이들 시설의 설치는 묘지 급증으로 인한 피해를 근본적으로 방지하는 순기능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장사등에관한법률의 기본취지 중 하나는 국토의 효율적 이용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기존 묘지공원 내에 화장장과 납골시설의 설치가 가능하도록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서구식으로 장사시설을 공원화하고 현대화하는 데에도 크게 일조 할 것이다. 인구증가와 도시화로 인해 최근 신도시가 유행처럼 건설되고 있다. 이러한 인구집단거주지역에서 필요한 시설에는 장사시설이 포함된다. 일반적으로 신도시가 건설되고 입주가 완료된 이후에 장사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극히 어렵다. 따라서 자급자족의 관점에서 신도시 건립시 장사시설 수요를 예측하여 필요한 규모의 장사시설을 사전적으로 조성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묘지의 이격거리 규정은 하천, 도로 및 철도의 경우 급속한 지형변화와 측정곤란 등으로 인하여 현실성이 낮다. 이는 오히려 불법장묘시설을 조장하기도 한다. 따라서 장사시설 이격거리제도에 대한 합리적인 개선이 요구된다.

지방자치단체가 장사시설을 설치하는데 있어서 직면하는 장애요인들로 입지부지 인근주민의 반대뿐만 아니라 예산부족, 절차의 비효율성 등이 지적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설치 및 운영하고자 하는 공설장사시설의 경우 민간부문에서의 투자가 가능하도록 관련 제도가 개선될 필요가 있다. 또한, 장사시설 설치절차를 명료하게 하여, 지나친 간섭과 방해요인들로 인해 장사시설 설치가 지연되거나 무산되는 경우를 줄일 필요가 있다.

화장률이 이미 높은 수준으로 증가하였으며,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상황을 감안하면, 화장장 등 관련 시설이나 서비스는 그러한 수요 증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화장 등 장사행위에 있어서 여러 편법이나 불법 사레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일례로 비용절감과 행정편의 등을 이유로 개장유골들이 집단적으로 화장처리 되어, 인간존엄성이 상실되는 사회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모든 시신이나 유골이 개별적으로 입관되고 화장 처리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 화장장 부족으로 인하여 화장대기시간이 길어질 것을 대비하여, 화장장에 시신안치실을 설치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가장 환경친화적이면서 비용이 저렴한 장법으로서 산골에 대한 수요도 화장과 함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행법에서는 산골에 대해 전혀 규정하지 않고 있다.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이나 민원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산골에 대한 개념이 정확히 정의되고, 산골방법 및 산골지역에 대한 규정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

화장률을 증가시키기 위해 납골제도가 도입되었으나, 납골묘 등 일부시설은 자연환경이나 주민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는 납골묘(탑) 설치에 지나치게 많은 석물이 사용되며, 시설 자체가 호화화 및 거대화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 납골시설은 거의 반영구적인 시설물로서 무연화 되거나 제대로 관리되지 않을 경우 묘지보다 더 심각한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자연친화적으로 납골시설 설치기준을 설정하고, 평장화를 권장 및 지원하고, 사후관리를 강화하는 등의 제도개선이 요구된다. 납골시설 운영 주체가 지나치게 영리를 추구함으로써 시설 설치 및 관리 부실 등의 각종 문제가 분출되고 있다. 따라서 납골시설 설치 및 운영주체의 공익성 및 영속성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일정 규모 이상의 납골시설을 설치 및 관리하고자 하는 주체는 그 목적으로 법인묘지를 설치하도록 하여야 한다. 종교단체의 경우 종교법인을 설치하도록 하며, 공공법인의 경우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별도의 법인을 설립하지 않고서도 납골시설 설치가 가능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장례관련 종사인력의 전문성 및 윤리성을 제고하기 위해 국가공인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를 도입하며, 이와 함께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시신을 다루는 일이 인간존엄성과 국민보건위생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시신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장례식장의 경우, 그 설치를 신고제로 전환시키고, 설치 및 운영 기준을 강화하여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체계적으로 지도 및 감독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장례인력 및 시설에 대한 엄격한 규정은 대부분 선진국의 경향이기도 하며, 그 이유는 시신을 다루는 일이 특수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제도들이 개선된다고 할지라도 이를 실천하는 장사행정 영역에서 비효율성 문제가 존재한다면, 그 실효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장사행정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조직과 인력의 확충이 중요하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장사일반을 종합적으로 취급할 수 있는 공단의 설치가 고려될 수 있다. 또한, 현행 계(係) 수준에서의 엄부담당을 전담 과(課) 수준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제시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차원에서는 전담 계 또는 팀을 설치하며, 장사직렬을 신설하는 방안이 제시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장사제도는 국민의 보건위생 수준을 향상시키고, 공공복리를 증진시키며, 국토 활용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며, 이는 궁극적으로 국민의 삶의 질 제고로 이어지는 것이다. 문화적으로 장사는 평소 각광을 받지 못하는 그야말로 음지에 위치하고 있다. 대다수는 장사는 자신과 상관없는 먼 일로만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죽음을 멀리하는 우리 관습에서 연유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장사는 우리 생활과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밀접한 관련을 맺으며 작동하고 있다. 따라서 장사제도에 대한 부단한 개선노력은 궁극적으로 우리 생활을 안정시키고 평안감과 복지감을 줄 것이다. 장사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 개선방안을 도출하는 일도 중요하나, 보다 더 중요한 일은 이를 실제로 실천하는 것이다. 비록, 당사자간 이해관계가 대립될 수 있으나, 제도개선은 궁극적으로 공공선을 위한 것으로 인식된다면 그 실천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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